소신발언) 이게 왜 로튼 90점 대..?
솔직히 예고편 때부터 애니 매트릭스가 떠올랐었는데 그나마 애니 매트릭스는 영화와 직접적으로 연결이라도 됐었지만 터미네이터 제로는 영화를 의식한 오마주는 곳곳에 보이지만 그거 외에 연결점은 없기 때문에 그냥 이름만 터미네이터 이고 실제 내용이나 분위기는 아이로봇 쪽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여러모로 좀 이해가 안되는 점이 굳이 사건이 일어나는 주 배경을 주인공과 터미네이터 양쪽 다 무기 수급이 까다로운 '일본'으로 둔 점과 기존의 영화 시리즈의 플롯대로 '터미네이터'가 '타켓'을 쫓는 스릴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터미네이터가 타겟을 제거하기 위해 쫓는 과정 속 일어나는 사건들'의 서사에 과할 정도로 포커싱을 두고 있단 점입니다.
분명 기존과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점은 신선하게 느껴졌지만 가령 작품성 면에서는 작년에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로 나왔고 비슷하게 '로봇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둔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인 플루토(Pluto)와 비교해보더라도 압도적으로 모든 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원작을 따로 둔 플루토 애니메이션에 비해 참신해보일 순 있겠지만 그거 뿐)
그리고 제작진들이 터미네이터 영화를 제대로 본 것인지 좀 의심스러운데 얼마 없는 액션씬에서 미래에서 온 여주가 터미네이터(T-800추정)과 대치할 때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려 하는 점이나(영화 1, 2편의 카일리스와 사라 코너만 하더라도 이런 무모한 짓은 최후의 발악이 아닌 이상 절대 시도하려 하지 않았음), 그 무거운 T-800을 밀어뜨려서 엘리베이터 아래로 추락시키는 장면은 아무리 연출을 위해 고증을 희생했다더라도 주인공 보정이 과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시도였단 점에서 호기심을 갖고 긴 설명이 괴롭더라도 꾸역꾸역 시즌1 정주행을 무사히 끝냈지만 제작진이 무엇을 의도했건 기존 실사영화를 접해오던 팬으로서는 그다지 큰 감동과 재미를 못 느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