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겨워질 만큼 영화화된 주제여서 주목을 받기 힘든 영화였을 것이다. 더구나 이 영화는 일반적인 흥행 요소들을 소비하지 않는다. 도입부에 주인공은 말한다. "기록만 보내 주세요. 현장 사진은 빼고요." 영화의 핵심이다. 그저 밀폐된 공간의 미세한 소음과 공기,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공간의 효과가 얼마나 증폭되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시선은 범죄자의 표정을 정면으로 마주하거나 감정에 동요하지도 이입하지도 않는다. 이미 당신이 경험한 공포와 고통을 꺼내는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